여행팀후기
여행은 좀 더 새로워진 나를 만나는 통로이다
작성자
박미랑
작성일
2017-10-10 13:57
조회
2038
오래된 숙제를 이제야 한다.
오래된 숙제를 이제야 한다.
낯선 만리 이국땅에서 어리버리한 병아리 마냥 대장님 뒤만 졸졸 따라다닐 때, 이 은혜를 꼭 갚아야지 했던 것이 벌써 한 달이 다되어간다.
여러 핑계가 나의 숙제를 방해했다.
첫째, 시차 적응이다. 인천까지 간다고 전날 잠을 설치고 부산 노포동 고속버스 타고 간 시간이 살을 붙여 10시간 아니 거의 반일.
한국에서부터 힘들게 시작된 기나긴 여행은 한국에 도착해서도 시차 적응이란 이유로 일주일 이상 계속되었다.
둘째, 저질 체력이다. 인생 5학년이 되어서 감행한 15일간의 여행은 막판에 코피로 증명되었다. 그리고 몸과 함께 머리도 돌아가지 않았다.
셋째, 일상적인 일들 때문이다. 여행으로 잠시 모른 척 했던 모든 일들이 나의 귀국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과 식당가기, 집안일, 직장일, 세금 내기, 장보기, 운동하기, 계모임 하기, 밥 짓고 빨래하기------.
넷째, 어마어마한 후기 때문이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만인을 위한 멋진 후기들이 나의 숙제를 방해했다.
하지만 난 돈키호테처럼 무작정 내맘대로후기를 쓰기로 했다. 만족한 여행을 하고 난 뒤에 나와 같은 사람들도 후기를 쓸 수 있게 하려고. 호호.
다섯째, 숙제라고 생각해서였다. 숙제란 부담이고, 빨리 해치워야하고, 안하면 나쁜 사람이고 혼나고, 미루면 안되고, 하지만 하기 싫은 것. 그래서 안했다.
그럼 난 왜 숙제를 하는가?
대장님과의 소리 없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우리 대장님이 썩 멋진 사람은 아니지만 좀 괜찮았다.
자칭 인간적이라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거짓이 아니어서 인정한다. 난 그보다 실수를 더 많이 하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대해서 거의 모른다.
그 큰돈 들여서 다녀와서도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솔직히 말하면 여행 중에 여러 광장과 성당들이 머리 속에서 섞여 버렸다. 조각이 되어버린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사진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맞추기를 해야 하는 데 엄두가 나지 않아 할 생각이 없다. 이래서 남는 게 있겠나.
또 무사히 다녀온 보답으로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가슴 깊이 찝찝하게 남아있었다. 배낭여행이 전문인 분들은 세상 어디인들 겁나겠냐만
여러 사정으로 패키지여행을 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참 좋은 프로그램이다. 눈치 보며 물건을 억지로 사야하나, 반드시 팀원들과 일정을 같이 해야 하나,
전세 버스로만 이동하나, 주어진 밥만 먹어야하나, 물건 구입 여부에 따라 대장의 기분이 달라지나, 계획표대로만 활동하나? 모두 아니다.
우리 여행사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다녀오면 뻐길게 많아진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거의 모든 교통수단은 다 접해보고 왔다고. 내 맘대로 메뉴를 찍어 골라
시켜 먹어보았다고.
내 마음속에 남은 조각들은 이것이다.
스페인은 신사의 나라이구나. 건너가고 싶지 않은데도 달리는 자동차들은 사람만 보면 서버려서 어쩔 수 없이 길을 건너가게 하는 조용한 나라.
넓은 땅과 무한한 문화재와 여유 있는 사람들의 나라. 자국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을 것 같은 나라. 또 가고 싶은 나라.
포르투갈은 매연이 많고 빵빵거리는 시끄러운 나라이구나.
그래서 한국과 닮은 나라인데 너무 짧게 본 나라라서 혹시 여유를 가지고 보면 뭔가가 있는 멋진 나라가 아닐까?
출국 전날 사서 여행 기간 동안 짐만 되고 읽지 않은 스페인 포르투갈 관광 안내 책. 지금도 온전히 읽지 않고 앞으로도 찔끔 찔금 볼 책이다.
내 기억에 남아있는 조각들을 반갑게 만나보는 기쁨을 위해서. 대장님의 여권여권여권~~~ 가방가방가방~~~~~이 들리는 듯하다. 또 듣고 싶다.
낯선 만리 이국땅에서 어리버리한 병아리 마냥 대장님 뒤만 졸졸 따라다닐 때, 이 은혜를 꼭 갚아야지 했던 것이 벌써 한 달이 다되어간다.
여러 핑계가 나의 숙제를 방해했다.
첫째, 시차 적응이다. 인천까지 간다고 전날 잠을 설치고 부산 노포동 고속버스 타고 간 시간이 살을 붙여 10시간 아니 거의 반일.
한국에서부터 힘들게 시작된 기나긴 여행은 한국에 도착해서도 시차 적응이란 이유로 일주일 이상 계속되었다.
둘째, 저질 체력이다. 인생 5학년이 되어서 감행한 15일간의 여행은 막판에 코피로 증명되었다. 그리고 몸과 함께 머리도 돌아가지 않았다.
셋째, 일상적인 일들 때문이다. 여행으로 잠시 모른 척 했던 모든 일들이 나의 귀국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과 식당가기, 집안일, 직장일, 세금 내기, 장보기, 운동하기, 계모임 하기, 밥 짓고 빨래하기------.
넷째, 어마어마한 후기 때문이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만인을 위한 멋진 후기들이 나의 숙제를 방해했다.
하지만 난 돈키호테처럼 무작정 내맘대로후기를 쓰기로 했다. 만족한 여행을 하고 난 뒤에 나와 같은 사람들도 후기를 쓸 수 있게 하려고. 호호.
다섯째, 숙제라고 생각해서였다. 숙제란 부담이고, 빨리 해치워야하고, 안하면 나쁜 사람이고 혼나고, 미루면 안되고, 하지만 하기 싫은 것. 그래서 안했다.
그럼 난 왜 숙제를 하는가?
대장님과의 소리 없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우리 대장님이 썩 멋진 사람은 아니지만 좀 괜찮았다.
자칭 인간적이라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거짓이 아니어서 인정한다. 난 그보다 실수를 더 많이 하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대해서 거의 모른다.
그 큰돈 들여서 다녀와서도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솔직히 말하면 여행 중에 여러 광장과 성당들이 머리 속에서 섞여 버렸다. 조각이 되어버린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사진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맞추기를 해야 하는 데 엄두가 나지 않아 할 생각이 없다. 이래서 남는 게 있겠나.
또 무사히 다녀온 보답으로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가슴 깊이 찝찝하게 남아있었다. 배낭여행이 전문인 분들은 세상 어디인들 겁나겠냐만
여러 사정으로 패키지여행을 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참 좋은 프로그램이다. 눈치 보며 물건을 억지로 사야하나, 반드시 팀원들과 일정을 같이 해야 하나,
전세 버스로만 이동하나, 주어진 밥만 먹어야하나, 물건 구입 여부에 따라 대장의 기분이 달라지나, 계획표대로만 활동하나? 모두 아니다.
우리 여행사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다녀오면 뻐길게 많아진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거의 모든 교통수단은 다 접해보고 왔다고. 내 맘대로 메뉴를 찍어 골라
시켜 먹어보았다고.
내 마음속에 남은 조각들은 이것이다.
스페인은 신사의 나라이구나. 건너가고 싶지 않은데도 달리는 자동차들은 사람만 보면 서버려서 어쩔 수 없이 길을 건너가게 하는 조용한 나라.
넓은 땅과 무한한 문화재와 여유 있는 사람들의 나라. 자국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을 것 같은 나라. 또 가고 싶은 나라.
포르투갈은 매연이 많고 빵빵거리는 시끄러운 나라이구나.
그래서 한국과 닮은 나라인데 너무 짧게 본 나라라서 혹시 여유를 가지고 보면 뭔가가 있는 멋진 나라가 아닐까?
출국 전날 사서 여행 기간 동안 짐만 되고 읽지 않은 스페인 포르투갈 관광 안내 책. 지금도 온전히 읽지 않고 앞으로도 찔끔 찔금 볼 책이다.
내 기억에 남아있는 조각들을 반갑게 만나보는 기쁨을 위해서. 대장님의 여권여권여권~~~ 가방가방가방~~~~~이 들리는 듯하다. 또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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